Everyday

아름다움도 준다

winofworld 2021. 5. 15. 12:42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

 

정말 너무 많이

 

심심했다.

 

친구는 멀고 나는 게을렀다.

 

그렇게 시작한 유화 그리기

 

처음에는 작은 숫자 사이를 채우기만 해도

 

즐거웠고 결과물도 제법 훌륭해 보여서

 

쏟아지는 시간의 간격을 메우기엔

 

이만한 게 없었다.

 

하지만 이내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숫자는 너무 많았고

 

선을 넘는 내 실력이 점점 드러나는 것이

 

못내 싫었다.

 

결국 나는 내 마음 가는 대로 색칠했다.

 

하얀 캔버스 위에 다양한 색 조합과

 

입체감 돋는 물감들로 채웠고

 

계절에 맞는 그림으로 바꿔가며

 

침실과 거실에 나란히 걸어두고

 

은근히 지인들의 칭찬을 즐긴다.

 

도전은 아름다움을 주기도 한다.